꼰대 '
요즘 제 단톡방은 온갖 '삶의 지혜'와 '명언'으로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누가 보냈는지도 모를 좋은 글들이 쉴 새 없이 공유되죠.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그토록 좋은 말을 많이 보는데, 왜 제 삶은 어제와 똑같을까요? 정답만 가득한 세상인데, 왜 우리는 여전히 매일 부딪히고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에겐 '정답'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가 필요했던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도 넘어져 본 적 없는 것 같은 사람이 말하는 성공 비법 말고, 넘어져서 무릎이 깨진 사람이 들려주는 '다시 일어서는 법' 같은 이야기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제 이름을 건 작은 블로그를 시작하는 50대 자영업자, 걸이형입니다.
꼰대 '라떼'가 아닌, '인생 라떼'를 드립니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듣기만 해도 하품 나오는 꼰대의 넋두리. 저도 참 싫어합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의 모토를 이렇게 정했습니다.
"꼰대 '라떼'는 그만! 인생 '라떼' 한 잔에 담긴 지혜가 톡톡 터지는 곳."
제가 앞으로 들려드릴 '인생 라떼'는 쓰기만 한 원두가 아닙니다.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씁쓸하며, 가끔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카페인 같은, 그런 진짜 이야기들입니다.
제가 '걸이형' 이름을 걸고 시작하는 이유
사실 블로그 이름을 정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럴싸한 필명을 쓸까, 아니면 유행하는 키워드를 넣을까 하고요. 하지만 이내 마음을 굳혔습니다. 제 이름 두 자, '걸이형'을 걸고 가기로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건 제 얼굴이고, 제 신용이니까요.
저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회장님도, 책을 수십 권 낸 유명 작가도 아닙니다. 그저 20대부터 장사다, 사업이다 맨몸으로 부딪치며 여기까지 온 평범한 가장입니다. 번듯한 레스토랑을 열었다가 손님 취향은 생각도 안 하고 제 고집만 부리다 1년 만에 시원하게 말아먹은 경험도 있습니다. 당시 제 메뉴판은 저한테만 '작품'이었죠. 단골손님이 "사장님, 이 국물은 조금 짜요"라고 넌지시 귀띔해줬을 때, "원래 이 맛으로 먹는 겁니다"라며 웃어넘겼던 제 오만한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 달 뒤 그 손님은 발길을 끊었고, 얼마 안 가 가게엔 저 혼자만 덩그러니 남게 되더군요. 그때 잃은 돈보다 더 아깝게 잃은 건, 저를 믿어줬던 사람들의 마음이었습니다.
반대로, 길거리 허름한 가게에서 시작한 일이 대박이 나서 빚을 다 갚고 춤을 췄던 기억도 있습니다. 딱 한 가지 메뉴, '추억의 토스트'에 모든 걸 걸었죠. 첫 달엔 하루에 스무 개 팔기도 벅찼지만, 제 진심이 담긴 소스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하루 매출이 100만 원을 넘던 날, 늦은 밤 마감하고 혼자 남아 그날 번 돈을 식탁에 펼쳐놓고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한 장에서 나던 고소한 빵 냄새가 세상 그 어떤 향수보다 달콤하게 느껴졌던 밤이었죠.
실패에서 건져 올린 진짜 교훈들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성공의 비법이랍시고 번지르르하게 포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실패의 현장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주워 담은 지혜의 조각들입니다.
다음 달 월세를 걱하며 잠 못 드는 사장의 마음을 알려주진 않습니다."
구글 같은 똑똑한 친구들이 'E-E-A-T'라고 부르는 게 있던데, 어려운 말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경험(Experience)'에서 나온 '전문성(Expertise)'이고, 제 이름을 걸었으니 '권위(Authoritativeness)'와 '신뢰(Trustworthiness)'가 담보된다는 뜻이라면, 제 블로그의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네요.
이곳에서는 '걸이형'이라는 한 사람이 겪은 날것 그대로의 경험을 나누려 합니다. 사람 때문에 웃고 울었던 이야기, 돈 때문에 잠 못 이뤘던 밤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게 했던 작은 깨달음들을 말입니다. 그 누구도 제 이야기를 흉내 낼 수 없는 이유는, 세상에 '걸이형'은 저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가진 유일한 자산이자, 이 블로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걸이형의 라떼 톡톡>이 드릴 약속
나중에 이 이야기들이 쌓여서 유튜브가 될지, 작은 책 한 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걸이형'이라는 브랜드는 꾸준히 진짜 이야기를 쌓아갈 거라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걸이형의 라떼 톡톡> 메뉴판은 조금 특별할 겁니다:
- 비즈니스 라떼 💼: 계약서 한 줄 잘못 읽어 수천만 원을 날릴 뻔한 경험.
- 관계 라떼 🤝: 나를 믿지 못하는 가족들을 설득했던 노하우.
- 일상 라떼 🍺: 고된 하루 끝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 같은 작은 깨달음.
메뉴는 각양각색이겠지만, 모든 라떼의 기본 원두는 '솔직한 경험'이라는 점, 그것 하나는 변치 않을 겁니다.
제 이야기가 모든 분께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누군가에게는 작은 손전등이, 막다른 길에 선 누군가에게는 이정표 하나쯤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이제, 저의 첫 번째 '인생 라떼'를 내어놓습니다.
부디 입맛에 맞으시길.
- 걸이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