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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 넘어서도 '성장'이 멈추지 않는 사람들의 비밀

by 걸이형 202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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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인생2막, 나비가 하늘을 나는그림

 

 

안녕하십니까. 나이 오십에 작은 가게 하나 운영하며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맛보고 있는 '걸이형'입니다.

손님들이 나가고 텅 빈 가게에 혼자 앉아 커피 머신을 닦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성장’이라는 단어가 과연 지금의 나에게도 어울리는 말일까, 하고 말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는 게 성장이었지만, 이제는 어제보다 조금 나은 오늘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느껴질 때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제 가게를 찾는 손님들 중 유독 눈길이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연세가 지긋한데도 눈빛이 살아 있고, 대화 한두 마디만 나눠봐도 그 사람만의 향기가 느껴지는 분들 말입니다. 그분들을 보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쉰 살 이후의 성장은 더 이상 ‘높이’를 향한 등반이 아니라, ‘깊이’를 향한 탐험이라는 것을요.

오늘은 제가 어깨너머로 배우고 느낀,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사람들의 작은 비밀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비밀은 바로 ‘자신만의 질문 노트를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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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없던 시절의 후회

제가 아는 한 단골 선생님이 계십니다. 예순이 훌쩍 넘으신 분인데, 늘 손때 묻은 가죽 수첩을 들고 다니며 무언가를 적으십니다. 하루는 제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선생님, 혹시 작가이십니까? 늘 무언가를 열심히 쓰셔서요." 하고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작가는 무슨. 그냥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는 중이라오. 젊을 땐 세상이 던지는 문제 푸느라 바빴는데, 이제 보니 내가 진짜 풀어야 할 문제는 내 안에 다 있더군."

그 말씀이 제 머리를 한 대 ‘땅’ 하고 치는 것 같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첫 가게를 시원하게 말아먹었을 때도 저에겐 질문이 없었습니다. 오직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라는 단 하나의 질문만 붙들고 있었죠. ‘손님들은 진정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이 방법이 정말 최선일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더라면 결과는 분명 달랐을 겁니다.

우리는 평생 정답을 찾는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세상은 우리에게 더 이상 질문지를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오는 겁니다.

나만의 라떼를 만드는 질문들

성장이 멈췄다고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만 급급하다 보니 ‘나는 요즘 어떤 것에 즐거움을 느끼지?’,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만약 이 가게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까맣게 잊고 사는 것이지요.

이런 질문들은 당장 돈이 되지도 않고, 가게 매출을 올려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이 쌓여야만 비로소 자기만의 ‘인생 라떼’가 만들어집니다. 어떤 원두를 쓰고, 우유의 온도는 어떻게 맞추고, 거품은 얼마나 내야 가장 나다운 맛이 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니까요. 이것이 바로 쉰 이후의 ‘깊이’의 성장이 아닐까요?

저 역시 그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작은 노트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처음엔 뭘 적어야 할지 막막했지만 ‘왜 손님들은 저쪽 창가 자리를 더 좋아할까?’ 같은 사소한 질문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질문은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더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가게 조명을 바꾸고 음악 소리를 조절하는 작은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더라?’라는 질문은, 돈 이전에 사람과의 소통을 원했던 제 초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답을 금방 찾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 그 자체입니다. 질문이 있다는 건, 아직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살아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니까요. 그 호기심이야말로 우리를 녹슬지 않게 하는 최고의 방부제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사장님, 그리고 저와 비슷한 세월을 걷고 계신 모든 분께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 당신의 노트에는 오늘, 어떤 질문이 적혀 있습니까?

- 걸이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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