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온통 내 책임인 것 같은 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 기울거나, 믿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힐 때, 우리는 나침반 바늘이 북쪽을 가리키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을 먼저 탓하게 되죠.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내가 좀 더 꼼꼼했더라면...',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의 그림자가 악령처럼 귓가에 속삭입니다.
저 역시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그 악령과 함께 밤을 지새웠습니다. 10년 전, '걸이의 키친' 문을 닫았을 때, 저는 몇 달 동안이나 죄책감이라는 깊은 수렁에서 허우적거렸습니다. 가게 정리를 마친 텅 빈 공간에 홀로 앉아, 벽에 남은 희미한 음식 자국을 보며 수백 번도 더 자문했습니다. '내 고집 때문이었을까?', '내가 마케팅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가?', '직원 관리를 소홀히 했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책은 저를 점점 더 작고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죄인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다니며, 세상 모든 사람의 눈빛이 저를 향해 '실패자'라고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죠.
물론, 실패의 중심에는 분명히 저의 부족함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단 하나의 나사로 조립된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요.
수십, 수백 개의 톱니바퀴가 복잡하게 맞물려 돌아가듯, 나의 결정 외에도 수많은 외부적인 요인, 통제 불가능한 변수, 심지어는 '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함께 작용해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당신에게는 '내 마음의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그때 제게는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꼭 필요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변호사'입니다. 법정의 변호사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내 마음의 변호사' 말입니다. 검사처럼 날카롭게 나의 잘못만을 추궁하는 또 다른 나에게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쳐줄 존재. "피고(나 자신)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시의 정보로는 그것이 최선의 판단이었으며, 예상치 못한 경기 침체라는 외부 요인이 결정적이었습니다."라고 나를 변호해줄 목소리가 절실했습니다.
혼자 끙끙 앓으며 자신을 탓하는 시간은, 문제 해결보다는 영혼을 갉아먹는 '독'이 될 뿐입니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출구를 찾으려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자책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올바른 다음 스텝을 방해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조명' 같은 한마디입니다.
"괜찮아,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가끔은, 정말 당신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예상치 못한 외부 상황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는 일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마치 넓은 바다에서 작은 배를 조종하는 것처럼, 아무리 노련한 항해사라 할지라도 거대한 태풍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때가 있는 것처럼요.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법
그러니 혹시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며 자꾸만 자신을 탓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 서서 '내 마음의 변호사'를 선임해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정말 이 모든 것이 100% 다 내 잘못일까?", "내가 통제할 수 없었던 부분은 단 하나도 없었을까?", "만약 내 가장 친한 친구가 같은 상황이라면, 나는 그 친구에게도 똑같이 '다 네 탓'이라고 말할까?"
만약 주변에 기댈 사람이 없다면, 당신 스스로에게라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세요. 거울을 보며 지친 자신에게 이야기해주세요. "힘들었지?", "충분히 애썼어.", "이번에는 네 잘못만은 아닐 거야." 때로는 가장 필요한 위로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얻을 수 있는 법입니다.
혼자 괴로워하는 시간은 이제 그만하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하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닐 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마세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 걸이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