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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를 살린 것은 잘 나갈 때 모은 돈이 아니라, 망했을 때 얻은 사람이었습니다.

by 걸이형 2025.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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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쉰 넘어 실패의 쓴맛을 제대로 본 자영업자, 걸이형입니다.

한때는 저도 돈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제 가치를 증명하고, 닥쳐올 모든 위험을 막아줄 유일한 방패라 믿었습니다. 가게가 잘 될 때, 제 주변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비싼 밥을 사주면 엄지를 치켜세우던 후배, 명절마다 과일 상자를 보내오던 거래처 사장. 저는 그들이 제 ‘인맥’이자 든든한 ‘자산’이라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성공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자, 그 많던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더군요. 쌓아 올린 통장 잔고는 무섭게 녹아내렸고, 전화기는 거짓말처럼 조용해졌습니다. 위로를 건넬 줄 알았던 이들은 제 탓을 했고, 도움을 청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이들은 아예 등을 돌렸습니다. 차가운 현실 앞에서 깨달았습니다. 제가 차곡차곡 쌓아온 것은 ‘인간관계’가 아니라, 돈 냄새를 좇는 ‘이해관계’였음을 말입니다.

모든 것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제게 손을 내민 사람은 전혀 예상 밖의 인물이었습니다. 몇 년 전, 제 가게에서 묵묵히 일하다가 작은 가게를 차려 독립했던 젊은 친구였습니다. 제가 베풀었던 작은 친절과 응원을 잊지 않고 있었다며, 그는 자신의 가게에 와서 잠시라도 일을 도우며 기운을 차리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사장님, 예전에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넘어져도 괜찮다고. 다시 일어설 무릎만 있으면 된다고. 이제 제가 그 무릎이 되어 드릴게요."

그 친구가 건넨 따뜻한 밥 한 그릇 앞에서 저는 꾹꾹 눌러왔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제게는 수억 원의 현금보다 그 밥 한 그릇이 더 큰 재산이었습니다. 빈털터리가 되어서야 비로소 진짜 ‘내 사람’을 얻은 셈입니다.


인생이라는 긴 장사를 하다 보면, 누구나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게 됩니다. 오르막에서 버는 돈은 내리막에서 버틸 힘이 되어주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돈으로 막을 수 없는 위기가 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위로가 있습니다. 진짜 위기는 돈이 없을 때가 아니라, 내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찾아옵니다.

잘 나갈 때 사람을 얻으십시오. 돈으로 유혹하는 관계가 아닌,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만드십시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 그것이 가장 확실한 인생 보험입니다.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한번 잃은 사람은 다시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업의 본질도, 인생의 본질도 ‘사람’을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쓰디쓴 실패의 라떼 한 잔을 마시고 나서야 저는 이 명백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 자산’은 누구였습니까? 당신의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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